"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써 내려간 마음'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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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 내려간 마음20

첫사랑 ‘정민/형기’ 모니터에 떠오른 글자들을 보자마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맞아, 사람은 여기에 심장이 있는 거랬지. 내가 5학년까지 살아 있는 건 이렇게 심장이 뛰어준 덕분이었지. 근데 이건 좀 이상하다. 이렇게 빨리 뛰어도 되는 건가? 이건 그냥 뛰는 정도가 아닌데. 고장 난 것 같은데. 위험하다. 나 지금 엄청 표정 관리해야 하는데. 처음엔 고라니처럼 통, 통, 뛰다가 지금은 먹이를 발견한 치타처럼 뛰는 내 심장 소리가 지금 나한테만 들리는 거 맞나? 옷을 좀 두껍게 입을 걸 그랬나?! 이 정도면 내 옆이랑 앞뒤로 앉아 있는 애들한테까지도 들릴 것 같아서 불안하다. 그건 절대 안 된다. 나랑 형기가 짝이라는 게, 그래서 한 달은 우리가 옆 자리에 꼭 붙어 앉을 거라는 게, 형기가 나를 ‘오징어’라고 부.. 2020. 5. 17.
꿈 속 얼굴 있잖아, 우리가 계획했던 여행을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우리가 만약 늦겨울에서 초봄으로 넘어가는 그 계절에 계획했던 여행을 예정대로 갔다면 말이야. 혹시 우리의 결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해. 자려고 누우면 바보 같은 줄 알면서도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내 방 천장에는 별자리 대신 그런 생각들이 벅벅 그어지는데 좀처럼 멈출 수가 없네. 그렇게 잠들면 어김없이 난 네 꿈을 꿔. 정확히는 계획했던 대로 여행을 떠난 ‘우리’의 꿈이지. 꿈속에서 너는 마냥 행복한 얼굴인데 그 옆에서 나는 늘 무표정이야. 어딘가 슬픈 무표정. 근데 너는 내 얼굴이 왜 그런지 꿈속에서도 절대 묻지 않더라. 너는 그냥, 계속, 마냥, 즐거워. 나는 내내 생리통을 앓고 있는 표정이고. 나.. 2020. 5. 16.
77page의 페이지스 4집 <부치지 않은 편지>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5. 12.
흔들리며 피는 꽃신 2016.05.16 ‘***’으로 23년째 살고 있다. 지금껏 살아온 이 시간에 대해 자서전을 쓴다면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내 인생을 관통하는 몇 가지의 기념비적인 사건과 만남, 인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나의 20대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앞으로 남은 20대 역시 함께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남자와의 1110일에 대해 쓰기로 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라의 부름으로 인해 생긴 735일간의 공백과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다. 이 2년은 나의 자서전 ‘제 3장 – 내가 고무신이 될 줄 나인들 알았겠니?’에 실려 오롯이 하나의 소주제를 독차지하기에 충분하다. 피할 수 있다면 온 힘을 다해 피하고 싶던, 하지만 그럴 수 없어서 온 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고무.. 2020. 5. 9.
입술이 닿은 자리 티가 나겠지만 결국엔 티가 나지 않게 오빠 옆자리에 앉았어요. 잘못했다가 이상한 선배 옆에 앉을 뻔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오빠 옆자리를 사수한 거죠. 오빠는 항상 그렇듯 모든 사람의 수저와 잔을 챙겨요. 저도 그 옆에서 오빠를 돕죠. 사실은 돕는 척이고 오빠의 손, 아니 손가락, 아니 손톱 끝이라도 닿아볼까해서 괜히 분주하게 오빠 손을 따르는 거죠. 오빠가 웃어요. 그럼 그냥 저도 웃음이 나요. 오빠는 무표정일 때랑 웃을 때의 간극이 큰 사람이잖아요. 무표정일 때는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 같고 웃을 때는 세상에서 제일 개구진 사람 같아요. 저 천진한 웃음이 또 오늘 내 하루의 유일한 구원이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저는 그냥 따라 웃는 거죠. 오빠가 잔에 술을 따르고 술을 마신 뒤 경쾌하게 잔을 내려 놓.. 2020. 5. 3.
명예 소방관 *bgm과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 bgm. 파라다이스–티맥스) “왜 그렇게 쳐다 봐?” “그냥… 신기해서요.” “뭐가?” “제 마음에 비상벨이 울리면 언제나 선배가 나타나는 게요.” “비상벨? 불날 때 올리는 그런 거?” “네” “시켜 줘, 그럼.” “네? 뭘요?” “금잔디 명예 소방관.” 나의 열여섯 봄은 가 활짝 피었던 시절이다. 나도 금잔디가 될 수 있다는 사춘기 특유의 비합리적 신념으로 금잔디의 모든 것을 따라했고, 운명적으로 마주할 나만의 지후 선배를 대비했다. 나는 구준표보다도 지후 선배가 좋았다. 이성의 외모 조건으로 ‘무쌍’을 절대 포기 못하는 나에게 구준표의 쌍커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너무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후선배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나 역시도 비합리적 .. 202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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