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소설추천' 태그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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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추천13

<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통통 튀는 단편 소설 뭉치! p.103 매일매일이 어떤 굴레 안에 있는 것 같아. 너도 이럴까? 처음엔 비극이었다가, 다음엔 희극이었다가, 한때는 내 안의 비극이 고갈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 네가 옆에 있을 때 그랬어. 근데 그러면 항상 더 나쁜 게 오더라. p.115 유리야, 나는 늘 복수하는 상상을 해. 그리고 내 생각에 너랑 나는 닮았어. p.127 어쩌면 고모의 이야기 속 언니는 사실 고모가 되고 싶은 존재가 아닐까. p.208 널 등쳐먹어서 미안해. 넌 대부분 한심하고 가끔 사랑스럽지만 잘 살거야. p.216 늘명심하는 부분이지만, 실수라는 건 결국 저지르기 때문에 실수인 것이다. p.226 역시 속을 알 수 없는 어른보다는 어린애들을 상대하는 게 속이 편하다. 2022. 12. 30.
임솔아 <최선의 삶> p.158 엄마는 무슨 기도를 하고 있을까. 돌아온 나를 또 돌아오게 해달라고 하고 있을까. 엄마는 이제 기도 자체가 필요한 것 같았다. 같은 기도문을 수십 번 반복하고 있었다. '사라사라 시리시리 소로소로 못쟈쟈 모다야 모다야…………'경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되어 있었다. "무슨 뜻이야?" "엄마도 몰라, 알아서는 안 되는 거야." "알면 안 된다고?” "우주선에 원숭이를 태운다고 해보자. 우주선의 원리를 원숭이가 알 수는 없겠지. 하지만 원숭이도 우주선의 빨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우주에 갈 수 있잖니. 신의 뜻도 사람은 알 수 없는 거야. 하지만 경을 외면 지옥에 떨어진 사람도 꺼낼 수가 있어." 엄마는 천수경의 한쪽 페이지를 나의 손에 쥐여주었다. “읽어봐. 아무것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엄마.. 2022. 11. 27.
이현석 <덕다이브>, 유연하고 치열한 삶의 태도 p.9 매일 해도 매일 새로운 스포츠였다. 조금 탄다 싶을 즈음이면 어김없이 자연의 배 속으로 삼켜져 고배를 맛봐야 했다. 한계를 갱신하고 있다는 확신과 끝내 익숙해지지 못하리라는 감각이 평행하여 질주했다.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출렁이는 너울은 이 스포츠에 한번 빠져들면 외골수로 골몰하게 되는 수십가지 이유 중에서도 태경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이유였다. p.18 바늘을 꿰는 것처럼 수면 아래로 파고들어가 타지 못할 파도를 피하는 이 기술을 서퍼들은 '덕다이브'라 부른다. p.131 매번 튕겨져나오기만 했던 불안정한 생활 끝에 이럴 바에는 물에 둥둥 떠다니는 부초로 살겠다면서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인 순간이기도 했다. 무언가에 미치게 되는 일, 여기가 한계일 거라는 지레짐작을 넘어서보는 일. 그리하여.. 2022. 11. 24.
<구의 증명> 사랑해, 너를 먹을 만큼. '구'를 잃어버린 '담'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이야기 -최진영 p.23 끈기 있게 대답을 해주던 이모는 결국 화를 냈고 나는 울었다. 울면서도 모르는 게 죄냐고 물었다. 이모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대답이나 설명보다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더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지금 이해할 수 없다고 묻고 또 물어봤자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모르는 건 죄가 아닌데 기다리지 못하는 건 죄가 되기도 한다고. p.63 담이 울면서 나를 먹는다. 저것이 눈물인지 핏물인지 진물인지 모르겠다. 저걸 다만 운다고 말할 수 있나. 자기가 지금 울고 있다는 것을 담은 알까.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까. 죽으면 다 끝인 줄 알았는데, 몸은 저기 저렇게 남아 있고 마음은 여태.. 2022. 11. 21.
베스트셀러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80 “도모코, 마음이 병든 건 착실히 살아왔다는 증거란다. 설렁설렁 살아가는 놈은 절대로 마음을 다치지 않거든. 넌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마음에 병이 든 거야. 마음의 병을 앓는다는 건,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증표나 다름없으니까 난 네가 병을 자랑스레 여겼으면 싶다." 157-8 "... 아버지." 나도 모르게 입술이 벌어졌다. "나, 여태 아버지한테 효도를 못 했어요.” 이 말을 내뱉고 나니 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미안해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데 아버지는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 "효도 못 해서 미안해하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 힘주어 말하는 아버지의 양쪽 입꼬리가 미세하게 움찔거렸다. 고개를 떨군 내 시선 끝자락이 아버지의 거친 손에 닿았다. 주름진 굵은 손.. 2022. 11. 21.
소설인 듯 소설 아닌, 그러나 너무나도 소설인 이슬아의 <가녀장의 시대> 돌봄과 살림을 공짜로 제공하던 엄마들의 시대를 지나, 사랑과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던 아빠들의 시대를 지나, 권위를 쥐어본 적 없는 딸들의 시대를 지나, 새 시대가 도래하기를 바랐습니다. 작가의 말 中 P.41 이들에겐 좋은 것만을 반복하려는 의지가 있다.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을 반복하지 않을 힘도 있다. P.98-99 복희가 죽으면 어떡하지? 그것은 슬아의 오랜 질문이다. 복희는 영원이 살지 않을 텐데, 복희가 죽으면 된장은 누가 만들 것인가. 중년이 된 슬아가 노년의 복희로부터 된장을 전수받을 것인가. 아니면 마트에서 파는 된장을 사 먹으며 엄마와 외할머니를 그리워 할 것인가. 그러다 목이 메어 눈물을 훔칠 것인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삼십대의 슬아는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채로 글을 쓰고..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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