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셋씩 짝을 지어 온다는데, 정말 그랬다. 한 번은 어떻게 버텼는데, 그 다음, 또 그 다음 불행이 연속해 휘몰아치니 정말 버티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그런 불행 속에 있으면서 가장 애썼던 것이 그 불행들을 잊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 노력과는 딱 정반대로, 그런 감정들은 더욱 강해졌다. 내가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그랬다.
이 책을 읽고서 내가 뭔가를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괴롭히는 감정이나 기억들을 잊기보다는 ‘알아 차려’ 주어야 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아이처럼 감정들이 날뛰었는데 오히려 그 감정들을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너 거기에 있구나’라고 알아 차렸어야 했다. 그 수단으로 지금은 내게 명상이 필요할 때이다. 책에도 나오지만 명상을 해야 변화는 시작된다. 이렇게 머리로서 명상을 접했으니 이제는 해야 할 때다. 하루 10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이제 명상을 실천해보자.
-“도로 옆에 그대로 앉아 질주하는 차를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도로가 혼잡한지 한산한지는 중요하지 않지. 요점은 제자리에 그대로 앉아 오가는 차를 지켜보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과 감정에서 한 걸음 물러서면 그 사이의 공간이 커지는 느낌이 들 거다. 마치 네가 단순히 관찰자가 되어 질주하는 차, 그러니까 오가는 생각들을 지켜보는 느낌이 드는 거지. 때로는 무슨 생각이 든 건지 잊어버리기도 할 거다.”
-“시간이 가면 모든 게 점차 쉬워질 거다. 도로로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점차 줄어들 것이고 제자리에 앉아 오가는 생각을 그저 지켜만 보는 일이 갈수록 쉬워질 거다. 그것이 바로 명상의 과정인 것이다”
-스스로 자문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이 쓸모 있고 생산적인지 또 얼마나 많은 것이 쓸모없고 비생산적인지 하는 부분이다. 요점은 마음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명상은 마음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수동적으로 주의 집중하는 법을 익히면서 그와 동시에 마음을 자연스러운 알아차림 상태에 두는 과정이었다.
-명상은 한 걸음 물러나 마음이 제 나름의 속도와 제 나름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게 놔두는 것이다.
-이제 너의 마음이 그런 푸른 하늘과 같다고 상상해보거라. 온갖 생각과 혼란과 갈망으로 어수선한 마음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마음의 근원적인 본질, 즉 본래의 상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에 먹구름밖에 없는 것처럼 보일 때조차도 그 구름 위에는 언제나 청명한 하늘이 존재하지.
-결국, 하늘은 언제나 푸르다는 얘기다.
-구름은 우리의 생각이고, 따라서 마음이 그 모든 잡다한 생각으로 어수선해지면 푸른 하늘은 일시적으로 흐려질 수밖에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근원적인 본질은 푸른 하늘처럼 변함이 없다는 것과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든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어떤 이유로든 기분이 좋지 않거나 감정이 나쁠 때 구름은 단지 더욱 짙어지고 더욱 많은 주의를 끌어들일 뿐이다. 드넓은 하늘에 단 하나의 생각만 있을지라도 그 한 가지가 우리의 모든 주의를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가르침이 내게 그토록 중요했던 이유는 그리고 당신에게도 중요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그 이전까지의 내가 언제나 그 푸른 하늘을 어떻게든 창조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창출해낼 필요가 없다. 푸른 하늘은 곧 헤드스페이스이고, 그것은 언제나 그곳에, 아니 이곳에 존재한다.
-너의 마음은 이 야생마와 흡사하다. 네가 조각상처럼 한곳에 가만히 앉아 소위 명상이란 걸 한다고 해서 너의 마음도 갑자기 한 곳에 가만히 머물기를 바랄 수는 없는 법이다. 따라서 그 야생마, 그 거칠게 날뛰는 마음과 함께 앉아 있을 때는 그것이 자유롭게 나돌 수 있는 공간부터 내줘야 한다. 명상이라는 대상에 즉각적으로 집중하려 애쓰지 말고 너의 마음이 가라앉을 시간, 조금 느긋해질 시간부터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행복은 그저 행복일 뿐 별 게 아니다. 행복은 오고 또 간다. 슬픔도 그저 슬픔일 뿐 별 게 아니다. 그 역시 오고 간다. 언제나 유쾌한 것을 경험하고 싶다는 갈망도 버리고 불쾌한 것을 경험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함께 버릴 수 있다면 누구든 고요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진정한 행복이란 그 어떤 감정이 일어나든 언제나 편안할 수 있는 능력이다.
-명상하면 불쾌한 감정이 사라질 것이라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만 더 많이 알아차릴 때는 그런 불쾌한 감정이 활개 칠 공간이 아주 작아지는 것이다. 불쾌한 감정에 시도 때도 없이 몰두하는 것은 당연히 그 감정이 돌아다닐 공간을 크게 넓혀주는 셈이지. 그 감정을 계속 활성화시키는 거니까. 하지만 그 감정에 몰두하지 않으면 그것은 차차 힘을 잃게 마련이지
-감정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감정에 반응하는 방식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불쾌한 감정이 솟아오르면 우리는 종종 그것을 철저히 차단한다.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지도 가까이 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그 감정을 훨씬 더 중요하게 만들 뿐이다.
-감정이 오가게 내버려 두는 법을 배운다면 그 감정이 아무리 힘겹고 강렬해도 모든 것이 괜찮다는 느낌을 언제든 가질 수 있다.
-어떤 감정이 생기든 편안한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곧 도로 옆에 앉아 지나가는 감정을 지켜보며 유혹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쫓아가지도 않고 위협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달아나지도 않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이 떠오르지 못하게 막으려 애쓰지 말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기법 역시 감정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으려 애쓰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생각처럼 감정 또한 저절로 생겨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런 감정을 마주하는 방식, 즉 감정에 반응하는 방식이다.
-불쾌하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에 저항하지도, 철저하게 분석해서 서둘러 떠나보내려고 하지도 말고 명료함이나 알아차림이 나름의 속도와 방식으로 일어나게 하라. 이는 곧 내려놓는 과정이며 내려놓음으로써 우리는 조금 더 가볍게 살아갈 수 있다.
-마음챙김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며 자신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이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음을 깨달을 때마다 그 마음을 원래 초점으로 맞추고 있던 대상으로 다시 데려오기만 하면 된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대상은 양치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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