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28x90 BIG 서평42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63/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말의 농도가 비슷한 게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만나는 내내 자기 이야기만 늘어놔서 숨이 막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상대에게 그 여백을 숨 가쁘게 채우게 하는데 말의 농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편하니까. 그 농도가 비슷하지 않은 사람끼리 길게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95/ 소소한 것, 언뜻 무용해 보이는 것, 스스로에게만 흥미로운 것을 모으는 재미를 아는 사람은 삶을 훨씬 풍부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수집가만큼 즐거운 생물이 없고 수집가의 태도는 예술가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항상 다니는 길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사람들, 자신이 사는 곳을 매일 여행지처럼 경험하는 사람들이 결국 예술가가 되니까. 116/ 공동체가 죽음을 똑.. 2021. 8. 5.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195/ 사람보다 다른 것들이 비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값없게 느껴졌다. 198/ “칙칙해지지 마, 무슨 일이 생겨도.” 215/ 선한 규칙도, 다른 것보다 위에 두는 가치도 없이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 특유의 탁함을 은영은 견디기 어려웠다. 216/ 내가 너를 싫어하는 것은 네가 계속 나쁜 선택을 하기 때문이지 네가 속한 그 어떤 집단 때문도 아니야. 이 경멸은 아주 개인적인 경멸이야. 바깥으로 번지지 않고 콕 집어 너를 타깃으로 하는 그런 넌더리야. 그 어떤 오해도 다른 맥락도 끼어들 필요 없이 누군가를 헤치는 너의 행동 때문에 네가 싫어. 219/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거절도 할 줄 아셔야 해요. 과도한 업무도 번거로운 마음도 거절할 줄 모르면 제가 아무리 털어 봤자.. 2021. 6. 10. <피프티피플> 정세랑 : 등장인물 총정리 1. 송수정 -의사 -진료 중 뒤에 눈물 많은 인턴(소현재) 2. 이기윤 -의사/응급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몸에 작은 타투/죽은 사람 인대 이식/아드레날린 정키 ①50번 결린 남자환자 ②목이 270도로 잘린 여자 환자 ③벌이귀에 들어간남자환자 3. 권혜정 -간호사 -폴댄스 배움/클럽에서 춘 폴댄스 영상이 퍼져 직무이동(정형외과 → 신생아 중환자실) - 눈물 많은 인턴 마주침. 팔씨름 이김 4. 조양선 -이기윤, ②목이 270도로 잘린 환자(승희) 엄마 5. 김성진 -병원 보안요원/ 동성애자 -9층. 소화기내과에서 정신과 폐쇄 병동으로 -스물남짓 반사회성 인격장애(강한정) 제압 6. 최애선 -첫째 며느리 (친정어머니 돌아가신) -둘째 며느리 (윤나. 시인. 대학 강사, 씽크홀 추락사고 -둘째 아들(병원방사.. 2021. 6. 7. <산책과 연애> 유진목 10/ 유심히 살펴 걷지 않으면 금방 길을 잃을 단어들이 이 책에는 많이 있다. 나는 단어들을 여기저기 나열하고 그 문장을 따라 여러 번 걸었다. 그러면서 나 말고 다른 사람도 한 번쯤은 걸어봐도 좋을 길을 만들었다. 걸음 하나에 단어 하나를 놓으며 뒤에올 사람에게 표식을 남겼다. 28-29/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는 연애였다. 이런 문장을 쓰고 있으면 ‘살의’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저 마음속에 간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은 내가 속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잘 속는다. 상대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살의씩이나 느끼면서 자꾸 속는지 고약한 습성이다. 어쩌다 자꾸만 믿는 사람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믿는 사람이어서 속는 사람이 되었다. 31/ 나처럼 남자와만 .. 2021. 6. 1.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김범석 감상 : 죽음이 문득 삶에게 말을 걸어올 때. 죽음과 삶의 문턱 그 어딘가에 있을 때. 살아 있으면서 내내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야겠다고 느꼈을 때 평점 : ●●◐○○ 118/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잔인한 생도 생이어서 멈추지 않고 굴러간다는 점이다. 내 경우에도 돌아보면 끝이 없을 것 같았던 그 굴레가 어느 순간 느슨해졌고, 이제는 그 흔적을 쓸어보며 그때만큼은 아프지 않게 되었다. 수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내가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은 단 하나는 이것이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고. 135/ 요구르트 아저씨를 볼 때마다 진정한 긍정은 결과물이 아니라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며 천천히 스며드는 과정임을 깨닫는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태도 안에 있는 것임을 생각한다. 153/ ‘600명 중 한 명’과 ‘단.. 2021. 5. 27. <모순> - 양귀자 p.11 삶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씹을 줄만 알았지 즐기는 법은 전혀 배우지 못한 것이었다. 에피소드란 맹랑한 것이 아니라 명랑한 것임에도. p.14 사람들이 때때로 어떤 거래나 협상의 자리에서 아주 진지한 얼굴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을 나는 절대 믿지 않는다. 그런 말은 기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돈이라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p.15 내 인생의 볼륨이 이토록이나 빈약하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어쩔 수 없이 절망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p. 16-17 이십대의 젊은에게는 .. 2021. 2. 11. 이전 1 2 3 4 5 6 7 다음 728x90 728x9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