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깨끗한 존경> - 이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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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책

<깨끗한 존경> - 이슬아

by grabthecloud 202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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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평점 및 한 줄 평

8.5점 -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지만 이슬아가 고른 네 명의 독특한 사람의 독특하고 따라하고 싶은 삶을 이야기한 책이었다.

8점 - 누군가의 이야기를 오롯이 전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9.5점 - 한 사람이 풀어 낸 매력적인 네 명의 사람. 한 명 한 명의 인터뷰가 그 사람 인생을 통째로 만나는 듯 했어요. 인터뷰어의 역량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9.5점 - 네 분의 작가님과 이슬아 작가님에 대한 깨끗한 존경이 피어나는 책

9.5점 - 많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네 분의 작가님의 다양한 면들을 볼 수 있었고 인상 깊었던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좀 더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9점 - 일상에서 접할 혹은 접하지 못했던 주제의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 내 생각도 정리해보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9점 - 인터뷰이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자의식을 확장시켜준 책. 그들의 개인 저서가 더욱 궁금해진다.

9점 - 4명의 작가를 친절히 소개해 준 이슬아 작가의 깨끗한 존경에 감사한다. 특히 정혜윤 작가가 말한 남들이 고통 받질 않길 바라는 윤리가 무엇인지가 계속 맴돈다.

8.3점 -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내면을 이끌어내고 그것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게 잘 정리하는 것 또한 대단한 일이다

9점 - 4명의 작가를 친철히 소개해 준 이슬아 작가의 깨끗한 존경에 감사한다. 특히 정혜윤 작가가 말한 남들이 고통 받질 않길 바라는 윤리가 무엇인지가 계속 맴돈다.

8.5 - 다른 사람의 대화를 함께 볼 수 있는 행운의 책. 깊이 있는 주제들.

9점 - 잘 정리한 이슬아 작가도 대단하지만, 다른 대단한 사람들을(짧은 글만으로도) 알게 해 준 좋은 책.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나 책도 접하고 싶다.9.5점 - 4명의 인터뷰이와 이슬아 작가님 및 그들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로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이들을 만난 것 같은 기분. 굉장히 좋았다.

 

/밑줄

-스스로에게 갇히는 날이 또 온다면 이 대화들을 다시 떠올릴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마음의 세수를 한다. 이 느낌을 나는 존경이라고 부르고 싶다.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한 존경의 순간이 얼마나 희귀한지를 안다. 깨끗한 축하와 깨끗한 용서만큼이나 흔치 않다. 여전히 나는 그들의 아주 일부만을 알지만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의 찬란함은 의심하지 않는다.

 

-‘한 번’이라는 감수성이지요. 기회는 한 번이라는 감수성. 인생은 마치 릴테이프가 한 바퀴 도는 것처럼 한 번이구나. 다시 오지 않는구나.

 

-‘다시’라는 말은 아름다움의 역사에 가장 먼저 포함시킬 만한 단어라고 쓰셨지요.

 

-저는 ‘다시’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드러워요. 다시 하고 싶어 하는 마음.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용서받고 다시 힘을 얻고 다시 깨졌던 관계는 복원되고, 어쨌든 ‘다시’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이미 있는, 새로 출발하는 능력요.

 

-이런 힘은 아주 희귀하거나 특별한 게 아니에요. 인간 안에 있어요.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에 설 수 있는 힘이 있는 거예요.

 

-자신의 윤리로는 할 수 없는 말이라서요. 그 이유는 자기가 겪고 있는 게 너무 괴롭고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이에요. 어지간히 고통스러워야 너도 한 번 겪어보라고 할 텐데, 인간으로서 그 말만은 차마 못하겠는 거예요. 그 분들은 ‘당신도 당해 봐라’가 아니라 ‘당신은 그런 일을 당하지 마세요’라고 말해요. 저는 이것보다 숭고한 인간의 마음은 없다고 생각해요. 유족들은 말하죠. ‘재난이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다’고요. 저는 사람들이 그 말을 허투루 듣지 않을 수 있다면 세상은 변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 말 뒤에 있는 세계, 그 고통을 생각하면 사회뿐 아니라 우리의 차가워진 인간성도 변해요.

 

-제 슬픔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저것을 누군가는 못 누렸다는 사실이에요. 그건 저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기준이 됐어요. 이제는 제가 지금 누리는 것이 결코 하찮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삶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아까 얘기했던 ‘한 번’이라는 감수성이 더해져서, 저는 시간이 없어요.

 

-누군가 용기를 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용기가 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변한 게 있다면 ‘나 힘들어’라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제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모르면 모를까, 알면 그렇게는 못하는 그런 세계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제 나름대로 그 분들의 고통을 존중하는 방법이에요.

 

-내가 뭐 하려고 이 세상에 왔을까, 무슨 일을 일어나게 하려고 태어났을까, 항상 생각해요.

 

-그냥 세상에 나보다 슬픈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자는 게 아니에요. 누군가가 나보다 더 슬픈데, 그가 엄청난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것이지요.

 

-용기를 말하는 거예요. 저 스스로한테 얘기해요. 저 사람들이 내는 용기를 봐라, 저 사람들이 내는 저 큰마음, 저 멀리 가는 마음을 봐라. 그러고서 생각해요. 저기로 같이 가자고. 저 방향이라고.

 

-일상을 쓰는 것도 힘들어요. 사실 우리에게 있는 것은 일상뿐이에요.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요.

 

-제가 가진 건강과 능력과 힘에 비해 오직 나밖에 안 챙기는 글쓰기를 해온 것 같아서요. 제 몸은 자주 탈이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더 많이 바깥으로 나가고 더 많이 들어야 한다고 느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아마 그 모습 그대로는 한 번만 만날 테니까. 그 순간만 일시적인 공동체가 될 테니까 두 번 다시 그 형태로는 못 모일 거고, 그러므로 가장 좋은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연대는, 온갖 고통을 겪어낸 사람이, 자신이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은 덜 겪도록 최대한 알려주는 것이더라고요. ‘너는 나보다 덜 힘들었으면 해. 그러니 내가 겪은 모든 걸 알려줄게.’ 이게 연대에요.

 

-어떻게든 상대방을 위로하려고 말하기도 힘든 자기 고통을 말해요. 상대방이 나보다 더 힘들었을 거라고 말해요. 두 분이 나누는 마음은 ‘당신은 얼마나 힘든가요’에요.

 

-책이 뭐냐면 결국 어던 목소리르 듣는 거예요. 책 속에는 목소리가 있어요. 저에게 책은 영상 지원이 아니라 음성 지원이에요. 책을 읽는다는 것 ‘이것은 중요한 이야기구나, 잊지 않는 게 좋겠어’ 이걸 배우는 과정이기도 해요.

 

-글쓰기는 흔히들 자아표현이라고 하는데 저는 좀 생각이 달라요. 저한테 글쓰기는 자아 형성, 자아 해방, 자아 이동인 듯해요. 누가 나보다 나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게 얼마나 좋은 생각인지 감탄하게 되고 동시에 저한테는 절망하지요. 감탄과 절망, 이 둘 사이를 오락가락 하면서 새로운 내가 만들어지는 듯도 해요. 새로운 세계로 옮겨가는 듯도 하고요. 결국 좋은 책은 유혹이자 권유이고 초대예요. ‘우리, 이렇게 살자! 우리 저기로 가자!’

 

-뻔히 아는 내가 있는데, 나의 별로인 모습을 내가 다 아는데 온 세계가 나 하나로 축소되면 안 되잖아요.

 

-깨끗이 존경하는 거예요. 저는 연민으로는 잘 못 움직여요. 저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존경심이고 감탄이에요. 그들은 슬프기는 하지만 불쌍한 사람들은 아니에요. 저보다 훨씬 괜찮고 위대한 사람들이에요.

 

-저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해요. 닮고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내 얼굴을 찾고 싶고요. 책도 거울이에요. 책에서 얼굴을 찾을 수 있어요. 책에 얼굴을 비춰볼 수 있어요. 책을 읽는 것은 샤워하거나 세수하는 것과도 같아요. 몸이 아니라 영혼을.

 

-내가 너무 나였음을, 그저 나이기만 했음을 직시하게 만든다고.

 

-“얼굴 보고 말해.” 진짜 강력한 말이에요. 어떤 존재들끼리 눈과 눈이 마주치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과 행동들이 있거든요. 우리가 동물의 얼굴들만 인식해도 완전히 달라지죠.

 

-무엇을 안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너무나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언뜻 거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연결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에요.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누군가가 안 할 때, 그 이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비대한 자아를 조금이라도 다이어트한 것 같아요. 되게 홀가분했어요.

 

-힘이 얼만큼 있느냐, 돈이 얼만큼 있느냐가 아니라 그걸 어디에 쓰고 있느냐가 중요하듯이 제일 좋은 건 자기가 쓰고 발표하는 이야기에 ‘외부’가 많아지는 거예요.

 

-내 안의 여러 인격들, 자주 충돌하기도 하는 얘네들을 평생 잘 데리고 사는 것이 과제같아요.

 

-그런데 위대한 사람은 없어도 위대한 만남은 있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만나서 위대함이 생기는, 한 사람씩 보면 다 별 거 없고 우스꽝스럽기도 한데, 만났을 때 생기는 스파크가 있죠.

 

-타자가 나랑 다를 바 없어지면 나는 ‘많은 나’가 되는 거죠.

 

-저는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말 안 좋아해요. 너무 쉽거든요. 기억이라는 건 안 하고 싶은 사람도 기억한단 말이에요. 세월호를 가장 삐딱하게 보는 극우파마저 기억은 하지요 저는 그래서 ‘기억하겠다’라는 뭉뚱그런 말 정말 싫어해요. 세월호를 살아내야죠.

 

-다양한 방향의 공명과 에코가 있잖아요. 심지어 동의하지 않고 막 반론을 제기한 사람에게서도 저는 공감을 봐요. 공감은 동의가 아니니까요. 공감과 동의를 같이 쓸 때 오히려 공감은 더 소외돼요. 공감의 본질은 그게 아니에요. 좋은 접근은 서로 차이가 뭔지 알아가는 거예요. 차이를 덮어놓고 보는 게 아니죠.

 

-“나는 먼 훗날 내가 사무치게 그리워할 인생의 한 가운데를 지나는 중이다”라고 말하는데요. 보통 그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한참 후에야 그걸 알아차리는 것 같거든요.

 

-슬픈 마음으로 썼어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게 돼서 나는 더 이상 혼자 지낼 수 없는 사람이 되었는데 만약 이 사람이 사라지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을 계속 했거든요. 우리 집은 너무 외진 곳에 있고, 내 독립심은 이 사람과 함께 먼지처럼 날아가 버렸고... 사랑을 하게 되니까 걱정이 마구 생겨났죠.

 

-살아오는 동안에 나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의 신이 되어야 하고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옥타비아 버틀러, <야생종>

 

-내가 가진 적은 것들이 나를 비참하게 할까봐 대범한 마음과 대범한 태도를 가지려고 했다. 삶을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무엇보다 몸이 그 마음을 감당할 수 있도록, 나는 나를 훈련시켰다. -유진목, <디스옥타비아>

 

-삶이라는 게 얼마 되지 않았어요. 제가 제 삶을 살기 시작한 지가 정말 얼마 되지 않았어요.

 

-고양이가 오면서 삶에도 디테일이 생긴 거죠. 고양이와의 디테일, 사람과의 디테일이 생기니까 삶이 좀 나아졌어요.

 

-그런데 그 열등감을 계속 가진 채로는 내가 양지의 삶을 살 수 없겠더라고요.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정신적으로 양질의 삶을 살 수 없겠다는 느낌이요. 그래서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남의 좋은 것을 저도 좋아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걸 좋아하기로 마음을 연습했어요. 그랬더니 되게 좋더라고요. 제 옆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생겨나더라고요.

 

-자기 스스로의 신이 되는 일에 대해 나는 자꾸 생각했다. 우리 각자에게는 아주 작은 전지전능함이 있다. 겨우 그것만 있거나, 무려 그것이 있다.

 

한 집에 있기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남의 좋음을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 혼자서도 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스스로의 보호자가 되는 것, 그러다 혼자가 아닌 사람이 되는 것,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망설임 없이 부르는 것, 노브라로 무대에 서는 것, 미래의 내 눈으로 지금의 나를 보는 것, 닮고 싶은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 밥을 먹는 것, 사랑 속에서 아무에게도 설명할 필요가 없는 낮과 밤을 보내는 것, 기쁨과 슬픔이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셔터를 내리는 것, 떠나는 것, 불행한 시간에 굴복하지 않는 것, 때로는 삶에 대해 입을 다물며 그저 계속 살아가는 것, 울다가 웃는 것.

 

이런 성취들을 나는 ‘작은 전지전능’이라고 부르고 싶다. 유진목 선생님의 힘을 빌려 나도 나를 위한 신이 되어간다.

 

-나를 너무 불쌍히 여기지 않은 채로. 나에게 너무 도취하지도 않은 채로 자기 서사를 힘차게 밀고 나가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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