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이슬아 신작 산문, 끝내주는 인생 (+출간 인사 영상)
본문 바로가기
나를 키우는 책

이슬아 신작 산문, 끝내주는 인생 (+출간 인사 영상)

by grabthecloud 2023. 7. 15.
728x90
728x90
BIG

 사랑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아무것도 재지 않고 그냥 믿고 보게 되는 작가. 내게는 이슬아가 그렇다.

그녀의 눈과 마음으로 만나는 세상이 늘 반갑다. 이번 책도 그렇다. 


728x90

p.35

 내게 반해 버린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 남의 힘을 빌려서 겨우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런 구원이 좋은 연애에서는 일어난다.

 

p.86

"넌 뭐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구냐? (...) 자존심 좀 지켜."

그러나 동주는 일말의 상처도 받지 않고 누나에게 대꾸한다. 

"네가 더 비굴해."

비굴함 따위 신경쓰지 않음으로써 가뿐하게 비굴하지 않은 사람이 된다. 

 

p.131

나에게 사랑은 기꺼이 귀찮고 싶은 마음이야.

나에게 사랑은 여러 얼굴을 보는 일이야.

사랑한다면 그 모든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부지런해지고 강해져야 해.

(...)

그게 바로 내가 되고 싶은 최고의 나야. 고통과 환희가 하나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는 듯이, 비와 천둥의 소리를 이기며 춤추듯이, 무덤가에 새로운 꽃을 또 심듯이, 생을 살고 싶어.

 

p.137

자신의 안팎을 오로지 혼자서 가꿔온 사람도 있을까.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그런 능력이 없다. 이제는 내 삶이 타인들의 시선에 대롱대롱 매달린다는 것을 어떤 유감도 없이 이해한다. 그러나 누구의 시선에 매달릴지 결정할 권한이 내게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또한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타인임을 기억해야 한다. 

 

p.138

너는 아주 어여쁘다고, 너는 더 편안해져도 된다고, 얼마든지 자기 자신처럼 굴어도 된다고 이 방 가득히 천명하듯 친구를 본다. 우정은 서로에게 좋은 대명제를 주는 일. 돌아가면서 핀 조명을 쏘아주는 일. 우리는 그렇게 여럿이서 자신의 초상을 만들며 저녁을 보낸다. 

 

p.145

"He planted ideas in you. (네 안에 수많은 생각을 심었구나.)"

이 문장에서 동사로 활용된 plant라는 단어는 너무나 멋지다. 명사였다가 동사가 되면서 생기 있게 움직이는 단어들이 영어에는 많다.

 

p.212

"제안을 하나 드립니다. 약간 느슨한 협회를 만드는 거예요. 삶이 감당이 안 되는 사람들의 모임. 그런 모임을 만들어서 각자 상황을 얘기해보면 어떨까. (...) 세상의 모든 1루수한테 마음을 조금 보내주는 거죠. 마음을 조금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모르는 사람이어도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서로 생각하는 거죠."

728x90

p.222

우리의 생각이 언제나 같지는 않다. 그럼 나는 반대하고 새로운 것을 제안한다. 그러는 사이 내가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하고 신뢰하는지 잊힐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반대 의견을 꽃수레 같은 언어에 태워서 보낸다. 하루는 선생님에게 묻는다. 네가 하나하나 관여해서 혹시 피곤하시느냐고. 선생님은 대답한다. 정성과 예의를 갖추는 선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침범해야 한다고. 사랑이란 본래 그런 것이지 않느냐고. 

 

사랑과 침범이 너무 좋은 나머지 이 책을 영원히 만들고 싶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JlVvt3H14I

BIG
728x90
728x90
BI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