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정세랑 미니픽션 <아라의 소설>, 엽편소설집이 가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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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책

정세랑 미니픽션 <아라의 소설>, 엽편소설집이 가진 매력

by grabthecloud 2023.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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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

세상이 드물게 나쁜 사람들과 평이하게 좋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고 믿던 시절엔 마음껏 사랑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달콤하고 달콤해서 독할 정도인 소설을. 아라는 사랑을 믿었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완벽히 이해하는 관계를. 모두가 무심히 지나친 특별함을 서로 알아봐주는 순간을. 연애소설을 사랑했고 연애소설을 읽고 쓰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

대단한 기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성인으로 제대로 기능하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시민이기만 해도 로맨스는 가능하다고 믿었는데 스스로가 얼마나 순진했는지를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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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이것이 타협인 줄은 알고 있다. 그러나 계속 가다보면 타협 다음의 답이 보일지도 모른다. 어떤 모퉁이를 돌지 않으면 영원히 보이지 않는 풍경이 있으니까, 가볼 수밖에.

/39

계속 그렇게 비틀린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작가로 살 수 있는 기한이 줄어들고 말 텐데... 복수는 그렇게 세계가 대신해주는 걸지도 모른다.

/111 <호오>

당신이 견디면서 삼키는 것들을

내가 대신 헤아리다 버릴 수 있다면,

유독하고도 흡족할 거예요

/143

저는 사실 불안해서 말의 여백을 못 견디는 거예요.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고 어색한 시간이 이어지면 초조해하고 못 견디는 이상한 강박이 있어요. 그래서 집에 가면 늘 후회해요. 말을 너무 많이 했다, 혹 웃기려다가 무신경하지는 않았나, 다른 사람이 말할 차례를 빼앗진 않았나.

/173

절망과 비관은 어긋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희망과 낙관이 어그러지는 만큼이나 공평한 확률로요. 미래는 가장 치밀한 계획과 그럴듯한 예상으로부터 우스꽝스러울 만큼 먼 형상을 하고 있을 거예요.

/184

20세기의 진취적이고 무책임한 표어들이 힘을 잃어갈 때 태어난 걸 뭐 어쩌라고? 잘 속지 않는 세대에 속했다는 것에만큼은 자부심이 있다. 참지 않느 세대에 속했다는 것에도.

/207

내가 생각하기에 친절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것 중 최고의 자질이다. 용기나, 관대함이나 다른 무엇보다도 더. 당신이 친절한 사람이라면, 그걸로 됐다.

/214

느리게라도 꼭 해야 하는 이야기들을 찾아서 또 인사드릴 때까지 기쁜 우연들만 만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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