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28x90 BIG 한글날1 입술이 닿은 자리 티가 나겠지만 결국엔 티가 나지 않게 오빠 옆자리에 앉았어요. 잘못했다가 이상한 선배 옆에 앉을 뻔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오빠 옆자리를 사수한 거죠. 오빠는 항상 그렇듯 모든 사람의 수저와 잔을 챙겨요. 저도 그 옆에서 오빠를 돕죠. 사실은 돕는 척이고 오빠의 손, 아니 손가락, 아니 손톱 끝이라도 닿아볼까해서 괜히 분주하게 오빠 손을 따르는 거죠. 오빠가 웃어요. 그럼 그냥 저도 웃음이 나요. 오빠는 무표정일 때랑 웃을 때의 간극이 큰 사람이잖아요. 무표정일 때는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 같고 웃을 때는 세상에서 제일 개구진 사람 같아요. 저 천진한 웃음이 또 오늘 내 하루의 유일한 구원이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저는 그냥 따라 웃는 거죠. 오빠가 잔에 술을 따르고 술을 마신 뒤 경쾌하게 잔을 내려 놓.. 2020. 5. 3. 이전 1 다음 728x90 728x9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