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이별'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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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5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내가 브람스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82/ 그녀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불장난 같은 것은 결코, 결단코 할 수 없단 말인가?’ 101/ 그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시몽은 사랑은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109/ 이제 시몽은 그녀가 원하는 것을 그녀 자신보다도 미리 알아채곤 했는데, 그것은 의무라기보다는 배려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132/ “그 할망구들이 우리 뒤에서 하는 말, 나도 들었어. 그 말에 당신이 영향을 받는다는 게 난 참을 수 없어. 그건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아. 그건 어리석고 나를 상처입히는 일이야.” (...) “알다시피 난 지금 당신과 함께 있어서 무척 행복해.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그 이상.. 2022. 6. 13.
<디스옥타비아> - 유진목, 사랑하는 이가 나를 두고 먼저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밑줄-그는 이 삶에 나를 두고 가야 하는 것을 슬퍼했다. 이제 곧 끝날 텐데. 그는 마지막 순간에 나를 보며 말했었다. 사랑해. 우리는 그런 시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냈었다.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슬픔에 잠기는 대신 사소한 장난을 치면서 사랑한다고 말했었다. 해 질 녘 붉은 빛이 가득 찬 방에 누워 내 눈을 바라보던 그가 말했다. 삶이 흐르고 있다는 게 느껴져. 나는 그의 얼굴을 감싸 안고 주름진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센터에 오기 전에 그와 함께 살았던 삶을 떠올렸다. 그러나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말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았다. 사랑하는 일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서로 사랑을 할 때는 누구에게도 그것을 말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곧 죽게 될 것이다. 죽음은 나에게 남은.. 2020. 9. 17.
1과 2 엄마는 아직도 나를 가끔 애기라고 부른다. 나 같은 팔척장신의 애기는 주몽설화에나 나온다는 것을 알지만 엄마들에게 자식이란 나이에 상관없이 영원히 애기라는 것을 알기에 굳이 정정은 하지 않는다. 한동안 우리 엄마는 그 애기 걱정을 했다. 내가 익숙하고 오래된 2의 세계와 결별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걷다가 영화표 두 장을 예매한 뒤 두 자리를 차지하고서 영화를 보고 나와 두 가지 음식과 두 잔의 음료를 나눠 먹은 뒤 일어나 두 개의 그림자로 집에 돌아가는 그런 2의 세계로부터. 나는 괜찮았지만 누가 정말 괜찮은 거냐고 물어보면 그 즉시 안 괜찮아졌던 걸 보니 사실은 안 괜찮았던 것 같다. 아니, 안 괜찮았다. 엄마 앞에서는 이것을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엄마는 내 숨소리만 듣고도 무슨 .. 2020. 7. 10.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 - 백영옥 마지막 연애 이후 나는 어디 한 군데가 고장 나버린 것 같다. 아니, 분명히 고장이 났다. 사랑하는 동안에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고 그동안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사람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매일 했다. 이 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다시 배웠다고, 그 전에 내가 알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확신하는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돌연 그는 이별을 선언했다. 마음이 식었다고 했다. 사랑이 변할 수 있음을 알고, 사랑의 속도와 크기가 같을 수 없음을 나 역시 안다. 이것에 대하여 원망을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단 것 또한 안다. 하지만 그가 택한 이별의 방식과 시기는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것은 내게 너무 잔인한 이별이었다. 내 사랑이 죽은 그 날 이후 나는 줄곧 ‘오전 일곱 시의 유령’ .. 2020. 6. 21.
꿈 속 얼굴 있잖아, 우리가 계획했던 여행을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우리가 만약 늦겨울에서 초봄으로 넘어가는 그 계절에 계획했던 여행을 예정대로 갔다면 말이야. 혹시 우리의 결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해. 자려고 누우면 바보 같은 줄 알면서도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내 방 천장에는 별자리 대신 그런 생각들이 벅벅 그어지는데 좀처럼 멈출 수가 없네. 그렇게 잠들면 어김없이 난 네 꿈을 꿔. 정확히는 계획했던 대로 여행을 떠난 ‘우리’의 꿈이지. 꿈속에서 너는 마냥 행복한 얼굴인데 그 옆에서 나는 늘 무표정이야. 어딘가 슬픈 무표정. 근데 너는 내 얼굴이 왜 그런지 꿈속에서도 절대 묻지 않더라. 너는 그냥, 계속, 마냥, 즐거워. 나는 내내 생리통을 앓고 있는 표정이고. 나.. 2020.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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