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실연'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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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2

1과 2 엄마는 아직도 나를 가끔 애기라고 부른다. 나 같은 팔척장신의 애기는 주몽설화에나 나온다는 것을 알지만 엄마들에게 자식이란 나이에 상관없이 영원히 애기라는 것을 알기에 굳이 정정은 하지 않는다. 한동안 우리 엄마는 그 애기 걱정을 했다. 내가 익숙하고 오래된 2의 세계와 결별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걷다가 영화표 두 장을 예매한 뒤 두 자리를 차지하고서 영화를 보고 나와 두 가지 음식과 두 잔의 음료를 나눠 먹은 뒤 일어나 두 개의 그림자로 집에 돌아가는 그런 2의 세계로부터. 나는 괜찮았지만 누가 정말 괜찮은 거냐고 물어보면 그 즉시 안 괜찮아졌던 걸 보니 사실은 안 괜찮았던 것 같다. 아니, 안 괜찮았다. 엄마 앞에서는 이것을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엄마는 내 숨소리만 듣고도 무슨 .. 2020. 7. 10.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 - 백영옥 마지막 연애 이후 나는 어디 한 군데가 고장 나버린 것 같다. 아니, 분명히 고장이 났다. 사랑하는 동안에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고 그동안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사람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매일 했다. 이 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다시 배웠다고, 그 전에 내가 알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확신하는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돌연 그는 이별을 선언했다. 마음이 식었다고 했다. 사랑이 변할 수 있음을 알고, 사랑의 속도와 크기가 같을 수 없음을 나 역시 안다. 이것에 대하여 원망을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단 것 또한 안다. 하지만 그가 택한 이별의 방식과 시기는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것은 내게 너무 잔인한 이별이었다. 내 사랑이 죽은 그 날 이후 나는 줄곧 ‘오전 일곱 시의 유령’ .. 2020.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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